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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일, 비비언 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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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3
하나D.H. 로런스 둘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

편향나무, 김소연 (i에게)

paradise
2025.06.18
한 번도 원한 적 없는 이 세계에서백 년은 살아야겠지미치지 않고서 그럴 자신이 있겠니 용기 라는 말을 자주 쓰는 자는 모두 비겁한 사람이 되었다내 생각을 나보다 더 잘 읽는 자는 모두 적이 되어 있었다아침마다 나는 고쳐 말하고만 싶었고 작년의 감이 매달려 있는 사월의 감나무를빨랫줄을 꽉 물고 있는 빨래집게들을등에 난 흉터를아까 본 그 사람을거북이처럼 걷던 그 사람을 거북이는 등이 있어서 다행이고같은 맥락에서거북이 등 뒤에는아무것도 없어서 다행이고 배낭을 메고 내가 나를 거듭 떠났다나를 배웅하기 위하여 나는 또다시 어딘가로 떠났다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곳으로 가서 얼굴을 버리고 돌아와 얌전하게생활을 거머쥐는 나에게로 벚꽃잎들이 달라붙을 때얇이라는 말을 깊이 생각했다 자기 자신이 자기 자신에게 가장 거대한..

iloveyouthatstheproblem, 양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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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7
유리로 만든 정원에서발밑으로 물고기가 떼로 지나간다 구름의 개수를 세어가며사방으로 조각나는 빛, 너는 정원 바닥 밑에서 흐르는 물결을 바라보고 이곳은 모든 것이 조각 날 것 같아서흙 대신 유리 바닥으로,꽃 대신 유리 장미가, 새 대신 유리 새의 조각상······ 마음을 가진 건 우리뿐이라고, 너는 그게 다행이라는 듯이 웃는데 정원 바깥에는 출입 금지의 숲, 그곳에 들어섰던 사람들은 모두 미쳤거나 죽었다고 했다 일화에 따르면 내면에 존재하는 최대치의 공포를 마주할 수 있대, 너는 담장 너머로 그곳을 들여다본다 유리 꽃을 꺾고. 조각을 밟으면 과거에 쏟아졌던 비명이 들린다 나는 눈을 감았어 이 정원이 징조도 없이 무너져 내리는 악몽을 상영했지 울다가 죽은 사람은 슬픔에 젖은 영혼이 된대, 듣고 있어? 너는 ..

형 물이잖아, 유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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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5
사주를 봐준다는 말이 좋다 내 미래를 예비해주는 것 같다 내 미래를 걱정해주는 말씨도 좋다 태어난 날 미래가 정해진다는 건 미신 같지만 설명이 가능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이해를 진심이라고 부른다 나는 금이니 자기랑 잘 맞을 거라던 너는 이제 없지만 네가 내 생일을 알아내기 위해 사주를 봐주겠다고 한 걸 나중에 알았을 때 내가 태어난 게 처음으로 좋았다

정중하게 외롭게, 유수연

paradise
2025.02.05
외로움은 혼자 하기도 하고둘이 각자의 외로움으로 슬퍼하기도 한다 설득하려 할수록 비참해진다 바닥까지 내려가보면자신의 바닥을 알게 되면 발돋움해 나올 수 있을 줄 알았다 바닥을 알고, 내 한계를 알고그곳을 박차고 나왔더니 다른 바닥이 있다 산다는 게 슬픔을 갱신하는 일 같을 때 하필 꽃잎도 다 떨어진 봄날떨어진 건 다시 되돌아가 붙지 않았다 깨진 엄지손톱이 자라지 않았고연약한 건 딱딱한 것에 숨어 있었다 마음이 없는 것처럼 살면 뺏기지 않을 줄 알았다 간을 두고 왔단 토끼의 변명처럼두 눈이 빨갛게 눈물을 흘리면 감싸진 것을, 그것만 낚아채 가져갔다 그물은 물을 버려두고 물고기를 끌어올리지 내 마음도 통과되는 줄 알았는데여과하고 남아버린 게 있구나 계속 놓치지 않으려고, 계속 놓지 않으려다내 사랑은 죄다 아..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유수연

paradise
2025.02.05
시인의 말  시는 어렵고 이해할 수 없다는 너에게 꽃을 이해하려고 하니 되물었지 그런데도 나는 시집을 펼쳐놓고 오래 설명해주었어 네 얼굴의 홍조를 사랑으로 이해하고 싶었으니까 마침내 피고 지는 게 행복이라는 걸 알지만 무엇이 우리에게서 피고 졌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을게 그때 떨군 것들을 함께 주우러 갈 수는 없으니까 아직도 나는 사랑을 모르고 착하지도 않아 2024년 가을유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