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바깥, 최백규

paradise
2016.11.10

벚꽃의 수동성 

비행운은 소리의 탄생 

꽃피는 못과 끊어진 오케스트라의 차이 

혀의 작은 움직임으로 만들어내는 긴 약속들 

거스름돈 받으며 손끝 스치는 순간의 어린 감정 

고장 난 라디오의 반복 재생 


떨어지는 빗방울들을 깨문 다음 나누어 삼키고 

너와 함께 비가 오지 않는 곳들로 떠나고 싶었다 


너는 멀리서 비의 바깥으로만 손을 내저었다 

빗방울의 색깔을 씹은 것 같아 

혓바닥이 자꾸만 따끔거렸다 

흐트러지는 시야에 우산을 접는 

너의 익숙한 손짓 


나는 그냥 하늘에서 내리는 물감처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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