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
ㅡ뜨거운 이별
추워질 거야 금방, 당신은 말했지만 굴곡이 깊은 당신의 몸에서는 하루 종일 뜨거운 말들이 배어났어요. 펄펄 끓던 당신의 목소리. 하지만 고르게 교정된 당신의 고백들은 뼛속부터 딱딱했고. 틀어진 발음 하나에도 쉽사리 부서지던 방. 에어컨이 켜진 모든 방에서는 비가 내렸어요. 훼손된 기억과 가물어가는 신체의 일부가 가느다랗게 쏟아져 내리던 방, 당신과 함께한 하루는 우림으로 빛났고. 눅눅하고 틀어진 방에서 나는 가지런히 닫힌 당신의 항문을 애도하며, 오래돼 구부러진 너의 조각 속에 내 몸을 가까스로 얹고 맞추고. 오늘, 치열이 고르지 못했던 남자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버린 걸까? 나의 꿈속에서 무섭게 실종돼버린 너의 온도. 오늘 나는 당신 앞에서 덧니를 드러내고 누구보다 활짝 웃어도 되는 걸까. 무수히 많은 젖꼭지를 단 식물들이 뒷면에 패인 기억의 구멍으로 혼자 울던 밤. 원하는 모든 것들은 늘 열사병처럼 찾아왔다. 어제의 식물처럼 무섭게 상실돼가는 당신의 온도. 지나간 것들을 추억하며. 멀어지는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어요. 당신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그만큼 세상이 더워요. 펄펄 끓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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