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와 마리, 유진목

paradise
2021.05.07

 

 

로즈와 마리는 하나였는데

어느 날 둘로 나뉘었다.

 

마리는 그런 줄 모르고

로즈와 하나인 듯 거기에 있었다.

 

그곳은 바람이 짜고

 

어느 날은 해가 구름에 완전히 덮이거나

어느 날은 해 말고 다른 것은 없는 날이

 

비가 올 때는 바다가 검게 그을려

빗물이 닿는 것마다 불같이 놀라곤 하였다.

 

로즈는 비에 젖어 마리가 짙어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어째서 마리를 볼 수 있게 된 것인지

둘이 된 것인지

 

하지만 마리는 로즈를 볼 때

전혀 모르는 얼굴이었고

 

마리,

 

로즈는 그 사실을 말하지 않고 혼자 죽었다.

 

나는 네가 어떤 것은 평생 모르길 바라

 

그러나 살면서 거짓말은 하지 말고

 

남의 것을 탐하지 말고

 

무엇보다 품위를 갖고

 

마리,

 

죽기 전에 로즈는 생각했다.

 

네 자신으로 행복하면 좋겠어

 

마리는 그 후로도 여러 해를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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